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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37

〈 238화 〉 후일담 ­ 여행 (3)

*

“루엘.”

슬슬 내가 중재에 나서야 할듯한 타이밍이었다.

아무리 동생의 부탁이라고 할지라도 그녀가 원치 않는 관계를 하는 것은 내가 바라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역시 엘시한테 혼날 거야.”

여관에서 기다리고 있을 엘시의 후환이 두려웠다.

그렇지 않아도 그녀에게서 직접적인 허락은 받지 않고 온 여행인데, 그런 여행에서 다른 여성들과 관계를 가지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일이었으니까.

그러나 루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들키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그런가?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신들의 기적들도 모두 사라진 지금에 와서는 그녀가 알아차릴 수단도 없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된 일인지 내 고민을 전부 간파하고 답을 내놓는 루엘이었다.

물의 현자라는 그녀의 이명이 여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그리고 이건 사적인 일이 아니라 연구 목적에서입니다. 당신의 몸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보다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녀의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타당했다.

그렇기에 부정할 이유는 없었다.

단 하나 걸리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루시.”

그러자 아직도 갈등을 하고 있던 듯 우물쭈물하던 루시가 움찔했다.

“아무리 그래도 네가 동생의 부탁을 전부 들어줄 이유는 없어.”

“그렇지만…”

“처음이잖아. 아무리 그래도 처음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줄 셈이야?”

그때였다.

갑자기 루시는 고개를 숙였다.

언뜻 보이는 그녀의 뺨은 붉었다.

“…아니야.”

떨리면서 나오는 그녀의 작은 목소리.

평소의 당돌한 그녀를 생각하면 그 모습은 꽤 낯설었다.

“뭐가 아닌데? 아…”

하긴 그랬다.

그녀도 이곳저곳 꽤 많은 곳을 여행 다녔으니까.

적어도 경험은 있었…

“좋아하지 않진 않다고…”

부끄러운 듯이 흘러나온 그 말.

그것은 나를 당황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뭐라고?”

꽤나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야 지금까지 그녀에게선 그런 태도가 보이지 않았으니까.

“아니 근데 도대체 왜?”

게다가 그 이유 역시도 잘 모르겠고.

하지만 루시는 부끄럽다는 듯이 몸을 비틀면서 말했다.

“아니, 이유까지는 없지만…당연히 너는 제법 반반한 주제에 강하기까지 하고.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잖아.”

“그래도 그런 이유만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든데.”

그러자 루시는 작게나마 폭발했다.

“아니, 남녀 간의 호감에 이유가 어디 있어! 그냥 좋으면 좋은 거지.”

“그…그런가?”

“굳이 따지자면 넌 나와 동생을 구해준 영웅이니까. 그것 때문에 꽤 호감이 있긴 하지만.”

“아, 그거라면 이미 네 팔을 희생해 나를 구한 걸로도…”

“그 은혜를 몸으로 갚겠다는 뜻은 아니거든? 아무튼 지금의 나는 처음을 너한테 줘도 아무 문제 없다고!”

결국 루시는 답답했는지 먼저 옷을 벗기 시작했다.

“자, 알겠으면 이제…”

순식간에 상의의 단추를 풀기 시작하는 그녀.

그러자 그 안에 있던 그녀의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심지어는 자그마한 속옷에 둘러싸인 앙증맞은 가슴까지도.

솔직히 말하자면 엘시와 비슷한 키임에도 가슴은 조금 더 작았다.

물론 저 정도가 원래 평균이겠지만.

하지만 진짜는 그 아래에 있었다.

꿀꺽

그녀의 활발했던 활동량을 증명하듯 군살 하나 없이 잘록한 허리.

그에 반해 그 골반과 허벅지는 여성성을 상징하듯이 탄탄했다.

“그렇다고 그렇게 물끄러미 바라보면 부끄럽거든?”

“아.”

“그냥 거추장스러울 테니 벗는 것뿐이야. 그러니 너도 빨리 벗으라고.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으니까.”

나는 그녀의 명령대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이곳은 눈과 얼음으로 둘러싸인 얼음계곡이었지만, 주변에 온천이 흐르는 덕에 제법 따뜻한 편이었으니까.

잠시 후, 나는 루시와 마주 보고 앉아있게 되었다.

물론 알몸인 상태로.

“루엘.”

“네.”

“이제 하면 되는 거지?”

루엘은 어느새 늘 들고 다니던 책 위에 펜을 얹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어째서인지 잔뜩 흥분해있었다.

아마도 성적인 흥분보다는 지식욕에 의한 흥분이겠지만.

“네, 그럼 시작해주세요.”

콧바람을 씩씩 내뿜으며 말하는 그녀.

나는 그 대답과 동시에 루시에게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손으로 감쌌다.

연구니 뭐니 해도 결국 루시는 처음이었으니까.

실제로 그녀는 방금까지 보였던 과감한 태도는 어디 가고 꽤나 긴장한 눈치였다.

아무래도 일단 긴장을 풀어주는 게 우선이겠지.

“루시.”

“왜…왜?”

“편하게 누워봐.”

“응…”

그녀는 내 말대로 편하게 자리에 누웠다.

나는 그런 그녀를, 목부터 시작해서 정성껏 애무하기 시작했다.

“읏, 잠…잠깐만…!”

그러자 루시는 당황한 듯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그냥 섹스만 하면 되는 거 아냐? 이런 건 너무…흐윽”

그 순간 내게 젖꼭지를 살짝 깨물린 그녀가 몸을 떨었다.

“야!”

몸을 비틀면서도 결국 내게 소리를 치는 루시.

하지만 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안돼.”

아직 충분히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그 증거로…

나는 잔뜩 꼿꼿해진 내 물건을 그녀의 음부에 맞췄다.

그러자 귀두는 다물어진 음순 사이를 조금 파고들어 가다가, 이내 막혀버렸다.

“아직 안 들어가.”

억지로라면 넣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게 넣으면 성적 쾌감보다는 아픔이 더 크겠지.

“아…”

그것을 깨달은 그녀는 결국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은 이미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알겠으니까 마음대로 해.”

드디어 그녀의 몸으로부터 힘이 풀렸다.

나는 그에 맞춰 앙증맞은 가슴으로부터 배로 이동했다.

이른바 위로도 아래로도 갈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아, 흑…”

열심히 참으려고는 하지만, 결국 야릇한 신음을 흘리고 마는 루시.

그녀의 몸에 잔뜩 들어있던 긴장도 서서히 풀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내 애무가 그녀의 탄탄한 허벅지로 이동하자, 코끝에 야한 냄새가 스쳤다.

‘때가 됐나.’

이제 넣어도 되겠다는 판단이 섰다.

마침 루시 역시도 그것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고.

“앨런, 언제쯤이면…흐윽.”

나는 그녀의 음순에 다시 귀두를 맞췄다.

그리고는 천천히 귀두에 그녀의 애액을 묻혔다.

그렇지만 지금 바로 넣는 건 내 취향이 아니었다.

찔꺽.

음순 사이, 구멍으로 들어가려던 귀두가 방향을 틀어 그 위의 것을 살짝 스쳤다.

표피에 쌓인 클리토리스. 그것이 자극되자 루시의 골반이 위로 살짝 들렸다.

“하윽…지금 뭐하는 짓이야!”

그렇게 말은 하지만, 이미 처음 경험해보는 쾌락에 몸은 가누지 못하는 루시.

그러나 그런 루시의 쾌락을 멈춘 것은 루엘이었다.

“앨런.”

“응?”

“어디까지나 연구가 목적입니다. 기억하세요.”

루엘의 표정은 진지해 보였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말이 맞았다.

내가 지금 섹스를 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연구를 위해서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 엘시에게 죄를 짓는 걸 테니까.

‘하마터면 깜빡할뻔했네.’

그렇다면 이렇게 느긋하게 그녀를 괴롭히고 있어서는 안 됐다.

어서 본게임에 들어가야겠지.

“루시, 그럼 넣을게.”

“드, 드디어…히익…?”

그러나 루시의 말은 이어지지 못하고 쾌락에 젖은 비명으로 바뀌어버렸다.

그 순간 내 물건이 그녀의 뱃속을 가득 채웠으니까.

그녀의 질 내부는 엄청나게 조여들었지만, 단단해진 육봉은 미끌거림에 의존해 수월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게다가…루시는 이미 상당한 성감에 도달해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녀에게 삽입을 한 뒤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계속 야릇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으니까.

루엘은 그런 언니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언니, 느낌은 어때?”

“차가워. 차가운데 뜨거워. 기분이, 기분이 이상해!”

“이상하다고? 아프지는 않아?”

“조금 아프기는 한데…아니, 멈추지는 마. 멈, 멈추면 죽일 거야!”

어쨌건 그녀는 쾌락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내 차례였다.

이렇게 기분 좋은 질내에서 가만히 있기란 힘들었으니까.

찔꺽.

나는 천천히 그녀의 질내로부터 자지를 빼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것을 붙잡으려는 듯 조여오는 주름들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정작 다시 밀어 넣으려 하자, 그 주름들은 귀두를 조여들며 엄청난 자극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루시는 비명을 내질렀다.

넣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절정에 도달해버린 눈치였다.

꽤나 큰 소리기는 하지만, 이 주변에는 아무도 없으니 괜찮겠지.

다만 문제라면, 그녀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꽤 힘들다는 것이었다.

‘요즘 꽤 오래 참긴 했지.’

여관에서 떠난 게 저번 주였으니까.

잔뜩 쌓여있었기 때문인지 충분히 민감해져 있었다.

그렇기에 나 역시도 벌써 한계였다.

‘물론 지금의 체력이라면 바로 몇 번이고 이어서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문제라면 지금의 나는 생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설마 루엘, 루시와의 여행에서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콘돔은 지금 여관에 있는 상태였다.

‘위험해.’

슬슬 빼내야만 한다.

그렇게 판단한 순간이었다.

‘루시?’

그녀가 외마디의 비명과 함께 나를 끌어안았다.

바르르 떨리는 그녀의 뜨거운 몸.

그것은 탄탄한 근육과는 별개로 여자의 몸답게 부드러웠다.

그 상태로 그녀는 몸을 격하게 떨었다.

절정이었다.

문제라면 나 역시도.

‘큰일났다.’

그녀가 껴안는 바람에 마지막 순간 빼내질 못했다.

덕분에 뒤늦게 그녀로부터 껄떡이는 자지를 빼냈을 때는 이미 그녀의 틈으로부터 약간의 처녀혈과 섞인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당황을 최대한 숨기며 루엘을 바라봤다.

그러나 루엘은 평온한 표정으로 뭔가를 계속 기록하고 있었다.

“루엘.”

“수고하셨습니다. 근데 무슨 일이죠?”

“안에 싸버렸는데 어쩌지?”

그러자 루엘은 평소의 무표정한 표정 그대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요. 오늘은 안전일이니까요. 언니랑 제 생리 주기는 같으니 확실해요.”

“그렇구나.”

다행이었다.

물론 루시가 임신을 하게 된다면 책임을 지기야 할 테지만.

곧 엘시의 아이가 태어나는 지금 이렇게 계획도 없이 루시가 임신을 한다면 상당히 곤란했을 테니까.

‘근데…’

루엘의 표정이 살짝 이상해 보였다.

물론 무표정한 건 그대로다.

하지만 그녀와 오랫동안 동료로 지내며, 그 무표정에도 어느 정도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저 표정은…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루엘?”

“네?”

“너 혹시 지금…”

그녀의 뺨이 묘하게 붉었다.

그리고 내 추측이 맞다는 것을 인정하듯,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저도 인간이니까요. 하지만 이번의 것은 어디까지나 연구의 목적. 저까지 직접 하는 것은 그 목적에 어긋납니다.”

그렇지만 그런 그녀의 말과는 반대로, 그녀의 피부는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있었다.

게다가 계속해서 어깨선이 움찔대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지금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눈치였다.

오독

결국 그녀가 깨물고 있던 펜의 끝부분이 부러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책을 덮으며 말했다.

“연구는 이걸로 끝입니다. 이걸 토대로 연구해서 나중에 결과를 정리해 드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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